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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구 [수작소 북바인딩] 김정미 대표 “머릿속에서만 맴도는 상상을 현실로 꺼내드립니다”

차은희 | 기사입력 2024/09/12 [10:41]

인천 서구 [수작소 북바인딩] 김정미 대표 “머릿속에서만 맴도는 상상을 현실로 꺼내드립니다”

차은희 | 입력 : 2024/09/12 [10:41]

북바인딩은 책의 구조와 내구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과정이다. 독자에게 제공되는 정보와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내용을 작성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내용을 안전하고 체계적으로 보관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북바인딩은 이러한 필요를 충족시키는 핵심 요소로, 책의 수명과 사용성을 크게 향상시킨다.

 

책이 잘 바인딩 되어 있을 때, 독자는 페이지를 넘기는 과정에서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내용에 집중할 수 있다. 또한, 적절한 바인딩은 책의 외관을 아름답게 만들어 독자의 관심을 끌고, 소장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따라서 북바인딩은 단순한 물리적 작업이 아니라, 독서 경험을 풍부하게 하고, 지식과 이야기를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는 필수적인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수작소 북바인딩] 김정미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귀 사의 설립(혹은 창업)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거창한 설립 취지랄 건 없지만 다이어리 쓰는 걸 좋아하는 저는 다이어리를 직접 디자인해서 만들고 싶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다이어리가 쫙 펼쳐지는 형태여야 했고 그러려면 실제본으로 제작이 되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거래처뿐만 아니라 충무로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알아보아도 딱 1부를 제작하는 곳은 찾기 어렵다고 거절당하기 일쑤였고, 지금이야 알게 되었지만, 인쇄 분야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많이 바쁘셔서 상냥하게 상담을 해주는 곳이 없었습니다. 하고 싶은데 할 수 없으니 더욱 갈증이 심해지게 되었고, 이런 갈증을 가지고 계신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자 수작소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인쇄 또는 제본 관련해서 정말 기초적인 지식이 없으신 분들이 정말 많고 그럴 수밖에 없기도 합니다. 편집, 인쇄, 후가공 등 아무것도 몰라도 다양한 형태의 책을 소량으로도 만들어주는 곳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머릿속에서만 맴도는 상상을 현실로 꺼내드리는 일을 해드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 [수작소 북바인딩] 작품    

 

 

Q. 귀 사의 주요 서비스(프로그램) 분야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저희는 책의 형태를 띠고 있는 것들과 굿즈 등을 만들고 있습니다.

주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할 수 있는 프러포즈 책과 같은 소중한 이야기를 담은 책을 만들어 드리고 디자인 전공자들의 포트폴리오, 그림책이나 아트북, 팝업북, 앨범 등과 같은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인쇄소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작업들을 소통하면서 제작하고 있습니다.

또 캘린더, 게스트 북, 스와치 북 등과 같은 맞춤 굿즈 제작 등 주문 제작 서비스를 진행하고, 클래스101의 온라인 클래스와 오프라인 클래스 등으로 책 제작 과정 및 제작 방법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분들에게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클래스가 어려우신 분들에게는 따로 키트도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Q. 귀 사만의 특징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맞춤 주문 제작으로 들어가는 경우 충분한 의사소통이 필요합니다.

제작 과정을 어느 정도 알아야 만드시는 분들도 이해를 하고 준비를 해주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인쇄소를 전전하던 그때 친절하고 꼼꼼히 설명해 주시는 분들을 만나지 못해서 저는 그러지 말아야겠다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어려운 작업물이라 할지라도 같이 고민하고, 제가 아무래도 많이 제작을 해보았기 때문에 의견을 더 드릴 수 있고 의견이 반영되어 더 좋은 작품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이 이 의사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분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분들이어도 깊은 대화를 통해 이해하실 수 있도록 최대한 친절하게 설명을 드린 후 제작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7-80대 노인분들과 일을 진행할 때도 어려워하시지 않고 잘 완료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또 저희만의 특징 중 한 가지는 소량 1부도 제작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제가 1부를 제작하고 싶었는데 하지 못했던 그 갈급함을 알기 때문에 어떤 책이든지 1부여도 제작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 [수작소 북바인딩] 수업 모습    

 

 

Q.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A. 지금 딱 떠오는 작업은 이천시립월전미술관에 납품했던 아트북 작업이 생각이 납니다.

이 아트북을 보시는 분들이 시각장애인분들이셔서 정말 까다롭고 어려운 작업이었습니다. 그림을 시각장애인분들이 보실 수 있도록 풀어내는 과정에 정말 많은 시간이 들었습니다.

글은 점자를 넣어야 했고, 그림 같은 경우는 손으로 만져서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후가공을 활용해야 했었습니다. 제본 방식도, 커버 재질 및 인쇄 방법 등까지도 정말 디테일하게 들어갔었던 작업이었습니다. 힘들긴 했지만 완료를 하고 보니 시각장애인분들이 그림을 조금이나마 손으로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정말 뜻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저희가 아트북처럼 독특한 작업들을 많이 하다 보니 여기저기 퇴짜맞거나 어렵다고 이야기하시는 분들과 자주 만나게 되는데, 같이 고민하고 풀어내고 작품이 나오고 하면 늘 보람을 느끼고 감사한 것 같습니다.

작업 후 예쁘게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단 인사를 받으면 정말 이 일을 잘 시작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Q. 향후 목표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A. 목표는 더 많은 분들과 더 재밌는 작품들 많이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요즘 뭐든지 기계나 AI로 대체되고 있는 세상에서 물론 기계의 도움을 받아야 하나, 사람의 손으로 무언가 만들어 내는 일에 더욱 열심을 내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아직도 배우는 중이랍니다.

북 바인딩을 보통 취미로 많이 배우시는데 취미가 아닌 실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작품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더 연구하고 널리 전달해 보려고 합니다.

 

 

Q. 독자들에게 전할 말

 

A. 제가 늘 하는 말이 있습니다.

잘못 쓰면 지울 수 없지만, 마음을 담아 꾹꾹 눌러쓰는 손글씨가 좋다.

한 가지를 깊게 묻고 천천히 책장을 넘기며 생각할 수 있는 종이책이 좋다.

묵은 먼지가 내려앉아 위태로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옛것들이 나는 좋다.

 

이렇듯, 제가 하는 일이 느린 듯도 보이고 힘든 일인 듯 보이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수작소의 일이 저는 너무 좋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런 작업을 하는 수작소가 있다는 것을 알아주시면 좋겠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이 일을 통해 다른 분들의 필요를 채우고, 도움을 드릴 수 있으면 그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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